경주의 고양이 괴담을 아시나요?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5 냥생 3 5698 4

고양이 인문학​​​​​​​​​​​​

한 이야기

글 | 황의웅 (크리에이터, www.miyaclub.com)



경주의 고양이 괴담을 아시나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부터 고양이를 영물로 생각했다.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무언가 신령함을 갖고 있을 것이라 여긴 것이다. 경상북도 경주의 안강이란 고을엔 그런 고양이의 인식이 잘 드러나는 이야기 하나가 있다.


한 시골에 어린 아들이 있는 부부가 있었다. 그런데 그 집 부인은 특이하게도 처녀 때부터 기르던 개와 고양이를 데리고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고양이가 밥솥을 뛰어넘었는데 그 광경을 본 남편이 재수가 없다며 화를 냈다. 더욱이 개는 밥그릇을 들고 가는 부인의 팔을 건드려 밥을 쏟게 했다. 


이 일로 남편은 개를 마구 때려 다리를 절게 만든 뒤 밖으로 쫓아냈고, 고양이는 형에게 넘겨 푹 고아먹도록 했다. 하지만 형은 오히려 뜨거운 솥물에 데어 급작스레 죽고 만다. 물론 고양이는 달아났다. 다음날 형의 시신을 본 동생은 그 고양이를 찾아내 낫으로 내리쳐 죽여 버린다.


dd0c37b25f25ef701e51c4beeeaed78b_1532484130_8285.jpg
 

그런데 이후 이상한 일이 생긴다. 어린 아들이 악귀에 홀려 천장에 붙거나 고양이 울음 같은 기괴한 소리를 대는 등 불길한 일이 이어진다. 굿도 해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러다 지나가던 한 노승이 절뚝거리는 개를 따라가니 그 집 앞까지 당도하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부부에게 사연을 들은 노승은 부엌을 자세히 살폈다. 그랬더니 지붕에 백년 묵은 지네의 사체가 있지 않은가! 


알고 보니, 개와 고양이가 소란을 피운 날에 그 지네의 사체에서 독이 새어나와 짓고 있는 밥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개와 고양이는 이 사실을 주인을 살리기 위해 그런 이상한 행동을 했지만, 주인은 오해를 했던 것이다. 


노승은 개는 원래 충직해 주인을 배반하지 않지만 고양이는 복수심이 있어 원한을 풀려고 한 것이라며, 개한테 좋은 음식을 먹인 뒤 고양이의 원귀를 물리치도록 하라고 조언한다. 


그 말에 부부는 닭 세 마리를 고아 개에게 먹였다. 이후 개와 고양이의 원귀는 목숨을 건 싸움을 하지만, 집만 불타고 아들을 구하러 불길 속으로 뛰어든 개도 목숨을 잃는다는 이야기다.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에 어울릴 법한 고양이 괴담으로, 고양이의 영물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이야기는 1990년 말 <전설의 고향>에서 ‘묘곡성(猫哭聲)’이란 드라마로 제작되어 당시 수많은 시청자들의 간담을 써늘하게 만들었다.



지난 연재 보기 ▶ 가야의 고양이가 지붕 위에 오른 까닭은

3 Comments
3 먼슬리실버 07.25 11:34  
어렸을 적에 이렇게 더운 여름이면 오싹함으로 더위를 날려보려고 전설의 고향, 토요미스테리를 열심히 챙겨보곤 했는데ㅎㅎㅎ 고양이 이야기도 있었구나~ 생명을 경시하면 큰 벌을 받게된다는 교훈이 있는 내용이었네요 ㅎㅎㅎ 사람과 동물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이 오길 바라봅니다. 냥생님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8 선이콩콩 07.25 15:21  
함경도 지방 고양이 주술법도 있죠~ 저희 할머니 고향에서 내려오는... 좀 잔인합니다...ㅠㅜ 혹시 궁금해 하시는 분 있으면 올립니다!
댓글로 알려주세용!
주의: 잔인함 ㅠㅜ
52 꽁지마요제리… 07.26 00:16  
그니까 예나지금이나..동물함부로 괴롭힘 안되는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