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500마리를 키운 냥덕 작가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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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인문학​​​​​​​​​​​​

한 이야기

글 | 황의웅 (크리에이터, www.miyaclub.com)



고양이 500마리를 키운 냥덕 작가 


뉴스나 예능 방송을 통해 종종 수십 마리의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을 볼 수 있다. 그런 모습을 접하면 어떻게 저 많은 고양이들을 혼자서 키울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그런데 일평생 고양이를 500마리 넘게 키운 사람이 있다. 


바로 이웃나라 일본의 국민작가 오사라기 지로(大佛次郎, 1897-1973)다. <구리마텐구>, <파리 불타다>, <아코 낭인> 등의 대표 문학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그는 상상초월의 냥덕이었다. 우리에겐 그의 이름을 딴 문학상으로 더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와 고양이의 첫 인연은 초등 1학년 때였다. 하지만 그 고양이가 죽자 마당에 묻은 뒤 애처로운 마음에 무덤의 흙을 쓰다듬었다고 한다. 그의 타고난 착한 마음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그런 성품은 애묘가에 필요한 충분 요건이겠지만…….


오사라기는 언제나 고양이 10여 마리에 둘러싸여 생활을 했다. 그런 남자와 결혼한 부인 유코는 처음에 우글대는 광경에 질려 고양이를 싫어했단다. 하지만 날마다 남편과 고양이가 따뜻하게 교류하는 모습을 보며 그녀 역시 서서히 마음이 돌아서 결국엔 남편만큼 고양이를 좋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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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라기가 얼마나 고양이를 좋아했는지 잘 보여주는 일화가 여럿 있다.


추울 때였는데, 그가 고양이 8마리가 잘 드나들 수 있도록 그 숫자만큼 미닫이문에 구멍을 8군데를 냈다는 것이다. 이는 캣도어를 발명한 과학자 뉴턴을 능가하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또한 화가 기무라 소하치의 영결식에 갔을 때 그 집의 고양이를 위한 선물까지 챙겨주며 애묘가의 최고 오지랖(?)을 보여주었다. 그밖에도 온천장에서 자식이 몇 명이냐는 질문을 받고 “17명입니다”라 답하며 기르는 고양이 숫자를 대기도 했단다. 


오사라기는 프랑스에 고양이집이 있다는 것을 알고 기뻐서 고양이에 관한 수필, 소설 등을 모은 <고양이가 있는 나날>(1978)이란 책을 냈다. 그 책에 수록된 어린이 동화 <베짱이와 흰 아기고양이>는 지금도 일본 아이들한테 많이 읽히는 명작이다.


무엇보다 평생 고양이와 연관된 물건과 골동품 등을 많이 수집했다. 그중에는 오늘날 희소가치가 큰 것이 여럿 있다고 한다. 이것들은 고스란히 요코하마의 오사라기 지로 기념관에 전시되어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오사라기는 “고양이는 평생의 반려자”라고 말했다. 이 한 마디에 그가 왜 500여 마리나 되는 고양이를 키우며 살았는지 그 이유가 잘 담겨 있다.



지난 연재 보기 ▶ 고양이 카페의 원조의 대만의 고양이 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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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보라고양이 05.11 00:26  
고양이 17마리, 고양이 소품모으기.
저도 500마리에 도전해볼까요.
일단 글쓰기부터 해야겠어요. ^^
M 블랙캣 05.11 01:29  
500마리 지금도 충분히 많으십니다.ㅎㅎ